감자는 파종후 20~30일에 지상부에 싹이 출현되는데 이 시기부터 잎이 피고 덩이줄기가 형성, 비대되며 성숙하는 동안 각 단계에 접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특이한 생육특성을 보이게 된다.
1. 파종후부터 출현
휴면이 타파된 씨감자의 싹은 5℃이상에서 자라기 시작하므로 싹의 신속한 출현을 위해서는 온도, 토양수분 등의 환경을 싹의 생육에 알맞게 조절해야 한다. 싹의 생육에 알맞는 환경조건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씨감자는 다시 2차 휴면상태에 놓이게 되어 포장에서 정상적으로 생육하지 못하고 썩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 온도와 싹의 출현
파종후 싹이 지상부에 나오는 출현 소요일수는 일평균 적산온도가 중요한데 품종에 따라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심고 있는 수미품종은 적산온도가 367.2℃로 다른 품종에 비해 월등히 낮아 출현도 빨랐다. 또한 재배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는데 수미품종의 경우 PE멀칭재배는 직파재배에 비해 12일 빨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봄의 기온이 낮으므로 수미와 같이 온도 요구도가 낮은 품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싹의 출현을 빨리할 수 있는 재배법 개선이 특히 중요하다.
표 1). 품종별 출현일수 및 출현 적산온도
구분 |
출현소요일수 |
장원 (RussetBurbank) |
랭하이러세트 (LemhiRusset) |
눅색 (NookSack) |
데날리 (Denali) |
수미 (Superior) |
아쿨라 (Arkula) |
직파재배(A) |
45 |
48 |
58 |
45 |
40 |
50 |
직파PE 멀칭재배(B) |
36 |
37 |
50 |
32 |
28 |
39 |
A-B |
9 |
11 |
8 |
13 |
12 |
11 |
평균적산온도(℃) |
459.8 |
503.0 |
702.4 |
459.8 |
367.2 |
534.2 |
주) 적산온도 : 조생품종이 낮고 만생품종이 높음
나. 토양수분과 싹의 출현
씨감자 파종후 건조하면 싹에서 발생되는 뿌리의 발생을 저해하여 감자싹이 말라죽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봄감자 파종기인 2~3월은 건조한 시기여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비닐멀칭재배시 경운과 쇄토를 하고 이랑을 만든 다음 곧바로 파종하여 토양수분이 충분할 때 비닐로 피복하는 것이 좋다. 또한 피복후에도 피복부위중 낮은 부분에 꼬챙이로 드문드문 구멍을 내어 빗물이 스며들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잎이 필 때
싹이 지상부에 출현하게 되면 곧바로 잎이 전개되는데 잎의 전개와 더불어 땅속줄기가 신장하게 된다. 이 기간에는 감자가 씨감자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생육되다가 토양으로부터 양분 과 수분을 흡수하여 능동적으로 생육하는 시기이므로 무엇보다 토양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뿌리호흡을 저해하는 과습상태나 양분흡수를 저해하는 건조상태를 피해야하며, 싹이 출현하여 잎이 필 때 땅속줄기도 발달하게 되는데 씨감자의 파종깊이나 북주기 정도에 따라 발달정도가 다르게 된다. 즉, 우리나라 봄재배와 같이 건조할 때는 깊게 파종하고 싹이 출현한 후 조기에 북주기를 함으로서 가뭄피해를 경감하고 덩이줄기 수를 증가시켜 수량을 올릴 수 있다.
3. 덩이줄기 형성기
덩이줄기 형성기는 싹이 출현하여 지상부 줄기 길이가 20~25㎝ 자랐을 때로서 생장점에서 꽃몽오리가 생긴후 꽃이 피기전까지이다. 이 기간은 대개 10~15일간인데 땅속줄기의 선단부에 덩이줄기가 형성되며, 덩이줄기의 수는 대부분 이 시기에 결정된다. 주당 덩이줄기의 수는 품종의 고유특성이므로 품종의 영향을 많이 받으나 씨감자의 예조(욕광 싹틔우기, 싹기르기 등), 줄기수의 증감, 시비, 북주기 등 재배관리에 따라서 품종의 특성발현이 달라진다.
4. 덩이줄기 비대기
덩이줄기 비대기는 꽃이 필 때부터 줄기가 황변되는 시기까지이다. 덩이줄기의 비대 초기까지에는 지상부 잎과 줄기의 신장이 가장 왕성하나 이후 지상부의 동화물질들이 덩이줄기 쪽으로 전이되면서 지상부 생육은 급속히 쇠퇴한다. 따라서 감자재배에 있어서 꽃이 필 때까지 지상부의 잎면적을 최대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잎의 크기, 잎수 등은 파종시기, 광, 온도, 습도 및 강수량 등의 영향을 받는다. 고온, 건조, 많은 일조량은 잎의 크기를 작게 하고 일조부족, 저온다습한 조건은 잎을 크게 하는 경향이 있고, 온도가 낮을 때는 잎맥 사이에 쭈글쭈글한 주름이 생긴다. 덩이줄기 비대기의 최성기에는 엄청난 속도로 중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때 토양수분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 시기에는 주, 야간 온도차가 커야 비대속도가 빠르고 전분축적이 잘 이루어진다.
5. 덩이줄기 성숙기
덩이줄기의 비대가 중지되고 잎과 줄기가 말라죽으면서 덩이줄기는 완숙단계에 들어가게 되는 데 표피가 충분히 굳어져야 기계적인 상처가 감소되고 저장력도 향상된다. 이 시기에는 비교적 토양수분이 적어야 껍질의 굳어짐이 좋고 품질도 좋아지므로 가능한 토양수분을 적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우리나라 봄재배에 있어서 파종기 및 덩이줄기 비대기에는 건조한 반면 덩이줄기 비대 말기에는 우기가 닥치게 되어 감자의 품질을 크게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기 이전에 수확을 완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집필 : 고령지농업연구소 김숭열 (전화 : 033-330-7800) |